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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vie

# 4) '나를 찾아줘(gone girl 2014)' 리뷰

 

처음 예고편을 보고 아내를 잃은 남편의 복수극인 줄 알았다. ('테이큰' 벤 애플렉 버전인 줄)

초반부터 스토리텔링이 좋았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연출이 정말 세련되었다는 걸 느낀다. 영화가 관객을 이끌어가는 수준이 상당하고 왜 데이빗 핀처가 데이빗 핀처인지 알게 해 준 영화였다. 나에겐 2014년 최고의 스릴러 영화였다.

전개가 생각보다 빠른데, 중요한 단서나 대사가 별다른 임팩트 없이 지나가버리기 때문에 집중하지 않으면 흐름을 놓칠 수 있지만 자연스럽게 몰입이 되었다. 그래서 대단한 영화였다.

 

 

스포일러 주의

 

 

에이미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는 닉의 내레이션이 나온다.

'아내의 예쁜 이 두개골을 박살내고 뇌를 꺼내 무슨 생각을 하는지 답을 찾고 싶다. 우리가 왜 이렇게 됐지..?'

둘 사이에 대체 무슨 일이 있었을까? 자연스럽게 궁금증을 자극한 체 영화가 시작된다.

 

아내가 실종됬지만 생각보다 침작한 닉의 모습을 보여준다

 

초반부터 닉이 유력한 용의자라는 암시나 단서가 하나둘씩 나타나지만 여경이 말대로 확실한 물증(시체나 자백)이 없는 이상 확신하지 못한다. 초중만은 미스터리 스릴러지만 빠른 속도감으로 닉이 범인인지 아닌지의 가능성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추리할 틈을 주지 않고 다음 실마리를 던져준다. 

 

결국 닉은 범인이 아니었지만 저 사이코패스 에이미가 또 어떤 일을 꾸밀까 하는 기대감 때문에 긴 러닝타임이지만 긴장감을 유지시켜준다. 

 

둘믜 첫만남은 꽤 낭만적이었다.

 

점점 자신이 범인으로 몰리자 에이미의 자작극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던 닉은 방송에서 유일하게 자신을 대변해주던 변호사를 찾아가 선임해서 반격을 준비하고, 유명 토크쇼에 출연까지 해 동정표 연기를 한다.

 

"난 절대 범인이 아님을 맹세하며, 아내를 진심으로 사랑한다.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어 에이미"

 

에이미는 전남친 집에 숨어 살다가 방송을 보고 전 남자 친구를 살해한 뒤 스토커 납치강간으로 사건을 꾸민다. 닉에게 돌아가 쓰러지며 안기는 연기를 하는 에이미의 뒤에 대고 속삭이는 닉

 

"이 빌어먹을 나쁜 년" 

 

실종되었던 에이미가 극적으로 돌아오자 언론은 더욱 집중된다. 기자들을 피하고 집에 들어온다. 그리고 둘의 대화

 

닉 : 이제 연기 좀 그만하지?

에이미 : 넌 완벽했어. 그 티비 속의 닉이 내가 사랑에 빠졌던 그 닉이야.

닉 : 네가 듣고 싶어 하는 말만 한 것뿐이야 알잖아?

에이미 : 그만큼 네가 나에 대해 잘 안다는 거야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었다. 음악 또한 완벽했고, 사실상 영화의 의도를 대변하는 대화가 아니었나 싶다.

 

에이미는 닉의 모든 걸 통제하고 싶어한다.

 

영화가 제발 이렇게 마무리되지 않길 바랬다. 처음과 끝이 같은 수미상관 구조를 이렇게 활용하다니 소름이었다. 

 

권선징악에 익숙해져 있었을까? 엔딩을 보고 나니 응? 이렇게 끝난다고? 어떤 감정이 느껴져야 할까

엔딩을 다시 곱씹어보면 닉의 그런 선택이 이해가 전혀 안 되는 건 아니다. 다시 찾아온 재력과 권력을 쥐고 있는 에이미가 원하는 대로만 행동하면 닉의 입장에서는 자긴과 지인 몇만 알고 있는 진실을 묻어둔 채 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실종되었다가 강간당하고 극적으로 살아 돌아온 유명 작가 아내를 버린 남편이 되어 사람들의 지탄을 받으며 살아가는 선택을 하긴 쉽지 않았을 것이다.

 

보이는 것만이 진실이 아니다. 영화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겉으론 행복하고 평범해 보이는 부부에 대해 다른 시각으로 이야기를 풀어낸 점이 흥미로웠고, 요즘 사회에서 문제가 되는 언론 선동이나 이미지 메이킹되는 과정을 풍자하면서 또한 납득시켜 준다. 대중사회에서 진실보다 중요한 것은 여론이고, 그 여론이, 지배하는 자는 얼마든지 진실을 만들어낼 수 있다.

 

그래도 마지막 닉의 선택은 대부분 납득 못하겠지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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