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movie

# 1) '미드소마' 리뷰

 

젊은이를 타락으로 이끄는 확실한 방법은 다르게 생각하는 사람 대신 같은

사고방식을 가진 이를 존경하도록 지시하는 것이다.

-Friedrich Nietzsche


 

스포일러 주의 

 

Midsommar (Midsummer's day) 미드 서머데이

 

미드소마란 스웨덴어로 '한여름'이라는 뜻으로 스웨덴에서 매년 열리는 큰 규모의 하지 축제를 말한다. 

 

난 미루고 미뤄뒀던 금단의 영화 '미드소마'를 드디어 보기로 했다. 감상하고 나니 '멀리서 보면 비극이고 가까이서 보면 희극이었다.'라는 평이 제일 와닿았던 영화였다. 영화가 기괴하면서 경이롭고, 불쾌하면서도 인상적이다. 고어를 이렇게 아름답게 표현하다니... 공포영화라기보다는 예술영화에 가깝다. 구도나 소품 하나하나가 철저히 계산된 완벽주의 성향이 강해 보인다. 설마설마하면서 현실 도피하면서도 몰입이 되는데 서서히 그리고 확실하게 불길했던 예감을 각인시켜 준다.

그러기까지 영화를 이끌어가는 흐름은 대단했다. 효과음이나 갑작스러운 장면 전환으로 긴장시키는 얉은 수법은 찾아볼 수 없었고, 절대 서두르지 않으며 진정 무서운게 뭔지 잘 알고 있는 감독이다.

 

Midsommar

 

두 번은 보고 싶지 않은 영화다. 아마 감독도 그런 영화를 만들고 싶었던 것 같다.

 

중반부 절벽씬에서부터 이미 관객들이 관람을 포기하고 몇 명씩 극장을 나갔다고 하는데, 나도 그 부분부터 상당한 불쾌감에 멘탈이 흔들리기 시작했다. 흔히 말하는 엽기적인 장면이 그 후부터 시작되는데, 여러 사람이 지켜보는 가운데 의식처럼 성관계를 하거나 그 와중에 뒤에서 남자 엉덩이를 밀어주는 등 보면서 묘한 불쾌함과 동시에 신기한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씬이 있었다.

 

단체로 세뇌가 된듯한 주민들과 정상이 아닌 마을에서는 주기적으로 진행해 오던 풍습이라 이해하려는 와중에 또 미묘하게 틀어져있는 상황은 마치 인간의 모습을 억지로 흉내 내려는 로봇에서 느낄 수 있는 불쾌한 골짜기(uncanny valley) 현상 비슷한 느낌을 주었다. 그 와중에 미장센은 상당히 훌륭해서 화려한 지옥을 보는 기분이랄까.

 

서프라이즈보다는 서스펜스를 보여주는 스타일이 마음에 들었고, 자신의 의도하고 표현하고 싶은 걸 보여주면서 감독의 소신이 확실하게 드러나는 작품이기에 관객들의 평 또한 호불호가 확실하게 나뉘는 작품이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