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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인셉션' 리뷰

스포일러 주의

 

크리스토퍼 놀란의 인셉션은 매트릭스와 더불어 꿈에 대해 정말 잘 표현한 루시드 드림(자각몽) 영화이다.

 

자각몽이란 자신이 꿈을 꾸고 있다는 걸 인지하는 현상으로 누구나 몇 번쯤은 경험해봤을 것이다. 영화 인셉션의 설정에서 루시드 드림은 평상시 사람의 뇌는 10%가 깨어있고 나머지 90%는 무의식 상태인데 의식상 태인 10%가 사라지고 100% 무의식 상태가 될 때가 있는데 그게 바로 잘 때, 그리고 기절 상태, 코마상태일 때이다.

 

전에 어느 예능프로에서 무의식에 대해 실험을 한 적이 있었는데, 게스트를 불러놓고 짜장면 배달을 시켜 먹는다. 짜장면을 다 먹고 혹시 배달하는 사람의 복장을 기억할 수 있냐고 게스트에게 물어본다. 하지만 대부분 게스트들이 복장 따위 전혀 기억을 못 한다. 여기서 최면술사가 나와 게스트에게 최면을 걸고 무의식을 끄집어내어 방금 전 짜장면을 배달한 장면으로 되돌아가 다시 질문을 한다. 게스트는 놀랍게도 복장 하나하나, 얼굴 생김새와 오토바이 색깔이나 심지어 오토바이에 적힌 짜장면집 전화번호까지 다 기억하고 있었다.

 

기억이 나지 않을뿐이지 실제로는 그냥 스쳐본 것도 하나하나 사진 찍듯이 다 뇌에 저장되지만 그 기억을 끄집어내지 못할 뿐이다. 그런데 그런 기억을 마음대로 끄집어낼 수 있는 사람들을 본 적이 있었는데, 전에 티브이 쇼프로에 나왔던 암기천재들이 100개의 영어단어를 딱 5초면 보여주고 가리면 그걸 5초 안에 다 외워버리곤 했다. 심지어 단어의 위치까지 다 기억해냈는데, 그의 인터뷰 내용이 아직도 기억이 난다. 그 능력자들은 실제로 5초 안에 100개의 단어를 다 외운 게 아니라 마치 카메라처럼 눈으로 사진을 찍는다고 했다. 짧은 시간에 단어를 보고 뇌에 저장을 하면 다시 기억해낼 때 방금 전의 장면이 모니터 화면 같이 눈앞에 펼쳐진다고 했다. 그래서인지 그들은 단어가 배열된 위치까지 기억하고 있었다. 그 능력을 설명하는 용어가 있는데 잘 기억이 나질 않는다.

 

이렇게 인간의 잠재능력은 대단하다.

 

잠에서 깨어나면 방금 꾼 꿈도 잘 기억도 까먹지만 기억이 안 날 뿐이지 뇌에는 다 저장이 되어있다는 얘기다. 아무리 파일을 다 밀어버려도 복원 프로그램으로 되살릴 수 있는 하드디스크랑 비슷한 개념이다.

 

평소보다 뇌의 활동이 커지는 꿈을 꾸는 상태에서 자각하게 되면 꿈속에서 자신의 능력은 한계가 없어진다. 자각몽을 꾸게 되면 매트릭스처럼 무기를 소환하거나 날아다니고, 평소에 맘에 안 드는 사람을 소환에 괴롭힐 수 있고 벽에 문을 만들어 열고 통과하는 등 자기의 상상력 받쳐주는 만큼 신이 될 수 있다. 문제는 그 상태를 유지하기 어려워 얼마 즐기지 못하고 꿈에서 깨어나는 게 대부분이다.

 

그래서 전에 루시드 드림 모임을 찾아보면 자각몽을 마음대로 꾸고 유지하고 컨트롤하기 위한 훈련법이 많이 나와있고 마스터한 사람들도 있었다.

매트릭스에서 무기를 소환하는 장면

 

매트릭스의 주인공 네오(키아누 리브스)가 꿈에 비유하자면 바로 루시드 드림 마스터 or 내추럴 루시드 드리머(별다른 훈련 없이 자연스럽게 루시드 드림을 하는 사람)인데 매트릭스에서는 꿈=가상현실'로 표현했지만 1편 마지막에 네오가 가상현실을 완벽하게 이해한 순간 날아오는 총알을 멈춰 떨어뜨리고 바이러스 스미스 요원을 손쉽게 물리치고 하늘을 날아다니는 등 매트릭스 세계의 신, 구세주가 되는 엔딩을 보여준다.

 

실제로 수면에는 깊이에 따라 5단계로 나뉜다. 4단계로 가면 coma(혼수상태)이고 5단계로 가면 울트라 뎁스 상태라고 한다. 최면술사가 환자들의 어릴 적 트라우마(물에 빠져 죽을뻔한 기억 때문에 물 공포증이 있다던지, 왕따를 당해 대인기피증 등)를 치료할 때 환자의 깊은 무의식을 끄집어내 치료하는데 영화 인셉션이 거기서 영감을 얻지 않았나 싶다.

 

이 영화 설정으로 들어가면 꿈 4단계에서 마지막 단계를 '림보'상태라고 얘기한다. 드림머신을 이용해 수면을 취하면 1단계 꿈을 꾸게 되고 꿈속에서 또 드림머신으로 수면을 하면 2단계 거기서 또 자면 3단계로 넘어가는 설정이다.

 

 

림보 같은 깊은 수면에 들어가면 현실과 꿈을 구분을 못해 위험한 상태가 되는데, 림보 상태에서 깨어나려면 죽는 방법뿐이다. 거의 신적인 존재가 되는 림보 상태에서는 죽으려면 자살밖에 방법이 없는데,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할 수 없는 상태에서는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 자살을 할 생각은 하지 못한다. 그래서 혼수상태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영원히 림보 세계에서 사는 설정은 정말 놀라운 시각이다.

 

인셉션의 처음과 마지막 장면에서 보면 코브(디카프리오)와 그의 아내인 멜이 림보 단계까지 가서 만든 도시(드림시티)가 폐허가 되고 그 옆에 언덕에 집을 짓고 사는 노인이 된 사이토가 바로 그 상태인 것이다.

 

 

 

꿈에서는 현실의 시간보다 몇 배 빠르게 흘러간다. 실제로 사람이 꿈을 꿀 때 뇌가 활발해져 사고가 빨라지는데 몇 분 분량의 꿈을 꾸면 실제로는  몇 초 안에 꾸는 꿈이라고 하는데 이걸 표현한 듯싶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랑 비슷하다.

 

꿈에서는 현실의 시간보다 몇 배 빠르게 흘러간다. 실제로 사람이 꿈을 꿀 때 뇌가 활발해져 사고가 빨라지는데 몇 분 분량의 꿈을 꾸면 실제로는 몇 초 안에 꾸는 꿈이라고 하는데 이걸 표현한 듯싶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이랑 비슷하다. 영화에서 림보까지 가면 현실의 시간보다 8000배나 빠르게 시간이 간다.

 

자신의 작전 때문에 림보에 갇혀 늙어가며 오늘내일하는 사이토를 구하러 코브는 일부러 림보 상태로 들어가 노인 사이토를 만나 여긴 현실이 아니라는 진실을 알려주고 같이 자살을 해 림보에서 같이 빠져나온다. (이 장면은 자세히 나오지 않아 추측임)

 

 

전체적인 줄거리

 

영화 속에서는 드림머신을 이용해 한 사람의 꿈에 같이 들어가 꿈을 공유할 수 있다는 설정이 있다. '인셉션'이란 상대방의 무의식의 기억 속에 침투하여 기억을 조작하는 일이다.

 

주인공 코브는 근미래 사회의 드림머신으로부터 생각을 지키는 특수 보안요원인 동시에 최고 실력의 생각을 훔치는 도둑이다. 드림머신(자각몽을 인위적으로 꾸게 하는 기계)을 연구 중인 코브와 그의 아내 멜은 너무 깊게 연구하다 꿈의 4단계인 림보 단계까지 빠지게 되고 거기서 현실을 망각하여 둘이 도시를 건설하며(드림시티) 그 세계에 단둘만 남아 평생 살 것을 약속하지만 멜이 기억을 써서 신처럼 건물을 짓고 세계를 꾸미자 (기억에 있는 현실에 있는 물건이나 건물을 소환하기 시작하면 꿈인지 현실인지 구분이 안 가기 시작한다.) 점점 부작용이 생긴다.

 

 

 

코브는 자신만의 꿈과 현실을 체크하는 도구 토템이 멜의 금고 안에 있지만 여기가 현실로 믿고 싶은 멜은 자신의 깊은 내면 속에 숨겨버린다. 하지만 코브가 멜의 기억 속으로 들어가(최초의 인셉션) 금고를 찾아내 토템을 돌려 넣어두어 멜에게 여긴 현실이 아니라고 설득하고 자신을 믿으라며 기찻길에서 둘이 같이 자살하고 현실로 돌아오지만 인셉션의 부작용으로 현실로 돌아온 멜은 여기가 꿈이라고 착각하게 되고, 코브와 같이 죽어서 현실로 돌아가자고 하지만 코브는 말린다. 결국 멜은 코브가 자신을 살해시도를 했다는 증거를 조작해 남겨놓고 코브가 보는 앞에서 자살을 한다. (코브를 살인누명을 씌워서 코브도 자살하게 만들려고) 코브는 괴로워하면서 살인누명을 받고 있기 때문에 두 아이를 놔두고 결국 미국을 급히 떠나게 된다.

 

세계를 돌아다니며 팀을 꾸리고 꿈을 추출하는 일을 하고 있는 코브는 '코블'사의 의뢰로 사이토(와타나베 켄)의 꿈속에 2단계까지 침투 사이토의 무의식 어딘가에 기밀을 훔쳐와야 한다. 하지만 코브의 꿈속에 갑자기 나타난 멜이 코브의 동료인 '아서'(조셉 고든)의 다리를 총으로 쏴 버린다. (코브의 죄책감 때문에 멜이 꿈속에서 나타나 항상 방해를 한다.) 

 

꿈에서 죽으면 바로 깨어나지만 죽지 않으면 고통을 느낀다. 아서의 고통을 없애주기 위해 머리를 쏴 아서를 죽여 꿈에서 깨어나게 하고 코브는 도망가서 기밀을 찾아 추출하지만 결정적인 부분을 보지 못하고 '킥'에 의해 2단계의 꿈에서 깨어나게 된다.(킥이란 꿈꾸는 육체를 물에 빠트리거나 중력을 느끼도록 떨어뜨려 강제로 깨우는 것)

 

사이토의 방이 배경인 1단계 꿈으로 돌아온 코브와 아서 그리고 꿈 설계자(꿈에서 지도나 환경을 상대방이 눈치 못 채도록 똑같이 설계함)는 사이토를 협박하지만 사이토가 넘어지면서 카펫이 가짜라는 걸 알고 아직도 꿈이라는 걸 눈치채고 코브의 실력을 인정한다.

설계자의 실수로 인해 작전 실패하고 현실인 기차 안으로 돌아온다. 중요한 임무를 실패한 코브는 일을 의뢰한 '코블'사에게서 도망치려고 하는데 옥상에서 헬기를 타고 등장한 사이토는 설계자를 끌고 와 배신한 사실을 알려준다. 설계자를 버리고 코브와 아서를 헬기에 태우고 코브의 실력을 인정한 사이토는 상대 경쟁기업 후계자에게 인셉션을 해달라는 커다란 제안을 한다.

 

만약 성공하게 되면 코브에게 씐 누명을 벗겨주고 미국으로 돌아갈 수 있게 손을 써준다는 조건으로 아서는 3단계의 인셉션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 불가능하다고 말리지만 림보 단계까지 가서 인셉션한 경험이 있는 코브는 승낙한다.

 

코브는 프랑스로 날아가 장인어른인 마일즈 교수(건축학과 교수)를 찾아간다. 그리고 코브 자신 정도의 실력을 가진 쓸만한 설계자가 하나 구해달라 부탁을 하고 교수는 자신의 수제자인 '아리아드네'(엘렌 페이지)를 소개하며 예전에 코브 이상의 실력자라고 소개한다.

아리아드네를 드림머신으로 꿈속에서 코브와 같이 테스트를 하고 거기서 아리아드네는 잠재능력을 과시하지만 또 갑자기 나타난 멜(코브의 아내)이 갑자기 나타나 칼로 아리아드네를 죽여버린다. 놀라서 꿈에서 깨어난 아리아드네는 멜의 정체와 왜 코브가 설계할 수 있는 실력자인데도 자신을 데려왔는지 의문을 품고 코브가 꿈꾸고 있는 동안에 몰래 코브 꿈속에 ;침입해 코브의 무의식 속에 갇혀있는 멜을 보게 되고 죽은 아내 멜이 코브 꿈속에 자꾸 나타나 방해를 해 코브 자신이 직접 꿈을 설계하지 못한다고 한다. 자신의 머리에서 나온 설계는 아무리 미로를 만들어도 결국 멜도 알고 있기 때문 그래서 아리아드네에게 최대한 복잡하게 미로를 설계하라고 한다. 그리고 그 설계도는 코브는 일부러 보지 않는다. 자신이 모르고 있어야 멜도 못 찾아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꿈 3단계까지 갔을 때 웬만한 충격에도 깨어나지 않을 약이 필요하기에 약제 조사 '유서프'를 섭외하고 위조 or 연기자?'임스'(톰 하디)가 합류해 인셉션 팀을 만들어 작전을 세운다.

 

147분이나 되는 상영시간의 이 영화는 여기서부터 본격적인 시작이다.

 

비교적 긴 영화지만 몰입도가 엄청나다. 하지만 그만큼 잘 짜여 있고 어렵기 때문에 한번 놓치면 몰입도가 떨어질 수도 있어 집중하고 봐야 한다.

 

놀란이 7살 때부터 8mm 카메라로 캐릭터 영화를 찍기 시작했다고 하는데, 메멘토나 배트맨 트릴로지 시리즈만 봐도 완성도나 무게감이 대단하지만 인셉션을 보면 완벽주의자라는 게 느껴진다. 꿈은 현실이 아니지만 정말 현실적으로 기가 막히게 표현했다. 꿈의 1단계에서 차가 뒤집혀 한 바퀴 굴렀을 때 2단계 꿈에서 호텔 복도가 360도 회전하는 장면이나

실제로 세트를 한바퀴 돌리며 촬영했다고 함. cg를 거의 쓰지않는 놀란의 현실성이 돋보인다.

 

1단계 자동차 추격전에서 차 안에서 몸이 옆으로 쏠리면, 2단계 꿈에서 중력이 그대로 전달되는 장면에서 보여주는 연계는 단계별 시간차 영향을 보여준다.

 

 

 

그리고 마지막에 1단계에 있는 유세프, 2단계에 아서, 3단계에 임스 4단계에 아리아드네와 피셔가 음악에 맞춰 단계적으로 킥으로 꿈에서 빠져나오는 씬은 영리한 스토리텔링이었다. 수많은 패러디를 양산한 코브의 토템(팽이)은 실제로 루시드 드리머들이 쓰는 R/C(Reality Check)를 표현한 것으로 루시드 드림을 꾸고 있을 때, 현실인지 꿈인지 구분하기 위해 자신의 손가락을 꺾어 본다던지 볼을 잡아당기거나 항상 차고 다니는 손목시계를 두드려 본다던지, 자신만의 RC(리얼 체크)를 정해놔야 한다고 한다. 이건 현실에서도 습관이 되어있어야 꿈에서도 자연스럽게 RC를 한다.

 

천재 감독 놀란이 무려 8년 동안 준비한 영화답게 캐릭터나 음악, 연출 등 치밀하게 설정해놨다. 등장하는 캐릭터들을 영화 스텝들이 팀워크를 그대로 적용했는데,

 


코브-감독 

아더-프로듀서

아리아드네-소품, 배경 담당(프로덕션 디자이너)

이미스-배우 

사이토-스폰서 

유세프-운전기사, 매니저? ( 원래 약제 조사지만 영화에서는 거의 내내 운전만 함)

 

이유는 인셉션 자체가 팀워크를 다루는 내용이다 보니 영화계의 팀워크를 이용했다고 한다.

 

그 외에 패러독스 설계를 이용해 적을 착각하게 만들어 떨어트리는 장면이나 영화 러닝타임이 2시간 28분인데 그건 영화에서 계속 쓰이는 에디트 삐아프의 "Non, je ne regrette rien"(킥을 예고할 때 쓰이는 음악)의 곡 길이가 2분 28초임을 염두한 것이라고 한다.

놀란의 파트너인 한스 짐머가 참여한 OST는 언제나 기대를 하게 만든다.

 

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인 조나단 놀란 역시 엄청난 천재성을 갖고 있는데, 그가 쓴 각본을 보면 메멘토, 다크 나이트, 다크 나이트 라이즈 등 다 수작으로 평가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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